바라는 것이 하나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를 상념을 항상 지니고 있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순수함이 오히려 비틀림이란 걸 알고 있어도 무구하게 오로지 그것만을 추구했다. 원하는 것이 이미 삶이었다. 원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너무도 간절한 그것은 이미 기원이라 말해도 좋을지 모른다. 그래도 계속 바라고 바랐다. 무엇보다 강하고, 깊게, 온 마음을 다하여. ─단지 그것뿐. 창문을 통해 햇살이 쏟아졌다. 바닥에서 햇빛이 만든 금빛 물결이 넘실거렸다. 창문을 열어놓았기 때문인지 어디선가 달콤한 꽃향기가 밀려 들어왔다. 아론은 나른한 숨과 함께 어깨에서 힘을 뺐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로운 시간에 경직된 몸이 조금씩 이완된다. 항시 주변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을 수 없는 아론이 이렇게 ..
알바피카가 텐마와 레굴루스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이야기.......였는데??? 알바피카가 시지포스에게 연락을 받은 건 어느 겨울날의 일이었다. 갑작스럽게 무슨 일인가 했지만 실제 연락 내용 자체는 별로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이전에 알바피카의 양부인 루고니스에게 빌린 책을 우연히 찾았는데 바빠서 전해주러 갈 시간이 없으니 언제 알바피카가 찾아와주지 않겠느냐는 내용이었다. 알바피카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이를 승낙했다. 원래 시지포스와 인연이 있는 것은 알바피카가 아니라 루고니스 쪽이다. 정확히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루고니스의 수많은 제자 중 하나였던 시지포스가 루고니스와 알바피카의 집에 서책을 빌리러 드나들게 된 것이다. 알바피카가 시지포스를 소개받은 것은 그렇게 되고도 한참이 지난 후였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