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 and Brownie 고풍스러운 양식의 집 앞에서 텐마는 침을 꿀꺽 삼켰다. 사실 집이라기보다는 저택이라 불러야 옳을지도 모른다. 자신과 도코가 살고 있는 곳처럼 오래된 집이란 건 분명했다. 하지만 공통점은 그것뿐이다. 낡기만 했을 뿐인 저희 집과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손질이 잘 되어있고 깔끔하다. 외양이나 구조물로 화려하진 않지만 제법 공을 들인 것으로 보였다. 그걸 보고 감탄보다 비싸겠단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니 자신도 의외로 속물인 모양이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그 크기였다. 저희 집과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성과 초가집이랄까. 솔직히 말해 질려서 들어가고 싶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어쩔 수 없지. 텐마는 떨떠름한 마음을 삼키며 초인종을 눌렀다. 정확히 3초 후 문이 벌컥 열렸다. “텐마!!..
Boy and Nightmare “아─” 책을 책장에 꽂는데 갑자기 종이가 한 장 팔랑 떨어져 내렸다. 황급히 주워 보니 마법사 협회에서 보낸 의뢰서다. 순간 이게 왜 이런 데 있나 의아해했지만 곧 도코가 보관할 데를 찾지 못해 아무 곳에나 끼워 넣었을 거라고 텐마는 이해했다. 의외로 덜렁거리는 성격이라니까. 쓴웃음을 지으며 무심코 내용을 읽던 텐마는 곧 하단에 찍힌 문장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선이 여러 개 복잡하게 얽힌, 검푸른 색 잉크로 찍힌 이 문장은 분명 낮에 갔던 피자 가게에서 봤던 것이다. 이게 여기 찍혀있다는 것은 마법사 협회의 엠블럼이라는 소리인데, 그렇다면 그 가게도 마법사들과 연관이 있는 곳일까. 그냥 평범한 가게 같았는데. 잠시 고민하던 텐마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생각을 포기했..
Boy and Nightmare 자신을 시지포스라 소개한 남자는 골목에 숨겨져 있던 조그만 피자 가게로 텐마를 데려갔다. 워낙 구석진 곳에 있어서 맘먹고 찾으려고 해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곳이었다. 건물 벽돌에 숨겨진 것 같은 낡은 갈색 문 때문에 더욱 그랬다. 문 위에 자그마한 간판이 없었더라면 가게라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처음에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을 땐 낯선 사람은 함부로 따라가지 말라는 도코의 충고가 머리에 떠올랐으나 텐마는 그를 애써 무시했다. 배가 고픈데 별수가 있나. 여차하면 한 대 때리고 도망가면 될 일이고. 다행히도 가게는 매우 정상적인 곳이었다. 은은한 조명, 부드러운 색의 벽지, 푹신한 의자와 아기자기한 장식들. 여기저기를 둘러보아도 음식점보다는 카페 같은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