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체화 주의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데프테로스는 감고 있던 눈을 슬며시 떴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기척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아! 찾았다!! 여기 있었구나!” “……또냐.” 수풀에서 불쑥 튀어나온 텐마를 보고 데프테로스는 질린 얼굴을 했다. 중얼거림에는 자포자기도 어렴풋이 섞여 있었다. 이전, 최악의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텐마가 계속해서 자신을 찾아오고 있는 덕분이다. 당연하지만 데프테로스도 텐마를 기다리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다시 만나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찾지 못할 곳만 돌아다녔다. 그럼에도 텐마는 매번 그를 찾아냈다. 이상한 일이다. 이제껏 자신이 맘먹고 몸을 숨겼을 때 자신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없었는데. 이전에..
※여체화 주의 그늘에 몸을 숨기고 있으면 여러 가지 얘기가 들려왔다. 대개는 쓸모없는 잡담이나 뜬소문 같은 것들뿐이다. 허나 그런 것들이 나름대로 도움이 되는 일도 있고, 성역의 분위기를 알아채는 데 유용했으므로 데프테로스는 종종 지나가는 목소리를 귀담아듣곤 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버릇이 됐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들은 것이 새로운 후보생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새로운 녀석이 들어온 것 같아.” “……독학으로 코스모를 체득했다고 하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잡병들의 대화를 훔쳐 들으며 데프테로스는 눈을 깜빡였다. 세인트 후보생이 들어오는 건 별반 대단한 일이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번 후보생은 워낙 특이한 케이스여서 그런지 자주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었다. 저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