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에서 #최애커플_오른쪽에게_총이_있고_5분_내로_왼쪽을_죽여야_지구의_멸망을_막을_수_있다 ←이 해시 보고 걍ㅇㅅㅇ
공미포 983. 퇴고없음
전쟁의 여신으로서 수많은 싸움을 겪고 수많은 목숨을 눈앞에서 떠나보냈지만 이렇게 슬픈 건 처음이라고 사샤는 생각했다. 눈물로 시야가 흐리고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래, 지금 그녀는 여신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소녀다. 소중한 사람을 잃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천천히 니케의 지팡이를 상대에게 겨눈다. 항상 들고 다니던 것인데, 어째서인지 지금은 지독히도 무겁다. 무심코 자리에 주저앉아버릴 것 같아 사샤는 이를 악물었다. 스스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세찬 열이 눈으로 몰려 후두둑 떨어진다.
어째서 당신이, 왜 당신을……!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울음에 목이 막혀 제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사샤는 간신히 목구멍을 쥐어짜 하나의 단어를 만들어냈다.
“……시지포스!”
어렴풋이 그가 웃는 기척이 났다. 그 사실이 무엇보다 사샤를 괴롭게 만들었다. 어째서 당신은 그렇게 담담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가. 이 부조리함에 가장 화를 내야할 건 당신임에도 불구하고.
천천히 시지포스가 사샤에게로 다가온다. 그에 맞춰 사샤가 주춤주춤 물러선다. 하지만 남자의 보폭은 소녀에 비하면 훨씬 커서, 싫어도 거리가 좁혀든다. 확실하게 사이의 공간이 감소해 겨눠졌던 니케의 지팡이가 저항 없이 남자의 몸을 파고든다. 그 유려함을 손끝으로 느끼며 사샤는 어깨를 떨었다. 물기 어린 눈동자에 지팡이가 남자의 등을 뚫고 나온 모습이 비친다.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 순간 시지포스의 체온이 사샤의 뺨에 닿았다. 투박한 손바닥이 볼을 감싸고 거친 피부가 눈가를 쓴다. 눈물을 닦아주는 행동에 사샤는 숨을 헐떡였다.
“……사, 샤님….”
끊어지는 목소리로 시지포스가 소녀의 이름을 부른다.
“…울지… 말아, 주십…시오…….”
그의 말에 사샤는 눈에 힘을 줬다. 일시적으로 명확해진 시야에 시지포스가 만족한 듯 엷게 웃는 모습이 들어온다. 나쁜 사람, 이라고 사샤는 생각했다. 남의 기분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멋대로 자기 완결 짓는 나쁜 사람이라고.
턱으로 굴러 떨어지는 눈물을 마지막으로 훔치고 남자의 커다란 몸이 니케의 지팡이와 함께 땅으로 떨어진다. 추락은 거의 소리가 나지 않았기에 현실감이 없었다. 얕은 호흡을 반복하면서 시지포스는 사샤를 올려다보았다. 이미 의식이 불명확한 듯한,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는 눈동자에 사샤는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다시 눈물이 흘러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