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온다 리쿠의 글이 무척 좋다. 스토리는 둘째손 치더라도 그녀가 쓰는 문장이 아름답다. 그리고 그 문장에서 자아지는 분위기가. 현실(현재)와 비현실(과거)가 경계가 모호해져 뒤섞이는 그 분위기. 오싹하다고 해야할까, 그렇지만 결코 공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 사람을 매료시키는 그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온다 리쿠의 글은 너무 판타지스럽게 가는 것보다 적당히 현실적인 글이 더 좋은 것 같다. 목요조곡이나 밤의 피크닉이나 네버랜드 같은. 그리고 흑과 다의 환상은 온다 리쿠의 글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글. 역시 글이 아름답다. 그런 식의 표현밖에 못하겠다.
인간은 나중에 와서 온갖 의미를 부여한다. 아키히코의 말대로 자신이 바라는 대로 기억을 개찬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 그렇기 때문에 들어줄 눈치만 보이면 다들 금세 하소연을 늘어놓는다.
무서운 것과 아름다운 것의 경계는 어디에 있어? 상냥함과 잔혹함은? 친절과 심술은? 미움은 어디에서 시작해? 그것이 사랑과 어디가 다르다는 거지? 웃는 얼굴로 때리면 미움이고, 울면서 떄리면 사랑인 거야?
본인은 모를지도 모르지만, 리에코에게는 어느 부분인가 단 한 곳, 몹시 연약한 부분이 있다. 그녀의 이상한 점은 그 연약한 부분이 때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전에는 연약했던 부분이 지금은 강고하다 싶으면, 전에는 괜찮았는데 오늘 눌러보니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부서져버리더라, 하는 부분이 있다.
닮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결점도 거울 속의 상처럼 그대로 자기 결점이 된다. 그것은 자기혐오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상대방에 대한 증오로 이어진다. 똑같은 부분이 결여된 두 사람은 아무리 애를 써도 결여된 부분을 서로 보완해 줄 수 없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지만, 실제로 사귄다는 것은 곧 동경하던 대상이 자기가 있는 곳까지 내려온다는 뜻이다. 그것은 근사한 체험이지만, 동시에 환멸이기도 하다.
사랑받는 사람은 언제나 오만하다. 사랑하는 쪽이 자기를 깎아서 사랑을 쏟는 것을 모른다. 사람은 호의에는 민감하지만 사랑받고 있는 건 눈치 채지 못한다. 그 사랑이 깊으면 깊을수록 상대방에게 도달하지 않게끔 되어 있는 것이다.
친한 남자들끼리는 세계가 완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남자는 여자를 겸할 수 있지만, 여자는 남자를 겸할 수 없다.
어렸을 때 기억은 변덕스럽고 모호하다. 나 혼자 무척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건이 있는가 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기억하는 데 나만 잊은 것도 있다. 게다가 그 사건의 중요도에 비례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지도 않다. 어째서 이렇게 시시한 일을 기억하는 건지 고개를 갸우뚱할 때도 많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복잡하고 까다롭다. 좋아한다는 말에는 혐오감과 증오심이 적잖이 들어 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기분은 고맙기도 하지만 성가시기도 하다.
개인적 심정으로는 차라리 책 두권을 여기다 몽땅 옮겨버리고 싶다.
'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월은 붉은 구렁을 (2) | 2014.12.02 |
---|---|
시 (0) | 2014.11.26 |
브레이브 솔저스 빅뱅 어택 영상 (1) | 2014.07.23 |
RADWIMPS-シザースタンド (0) | 2014.07.15 |
[언라이트]파르모 (0) | 2014.04.21 |